이차세계대전 직전 이태리에서 화와이안 피자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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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짙게 드리우던 1938년 나폴리.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 오직 ‘단짠’의 미학으로 이탈리아인들의 자존심을 뒤흔든 한 한국인 요리사의 이야기입니다.
제1장: 나폴리에 상륙한 노란 괴물
1938년 가을, 나폴리 항구는 무솔리니의 군화 소리와 다가올 전쟁의 음산한 기운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21세기의 요리사 요한(Johann)에게 더 시급한 문제는 당장 먹고살 길을 찾는 것이었다. 알 수 없는 시공간의 뒤틀림으로 이 시기에 떨어진 그가 가진 것이라곤 배낭 하나와, 우연히 항구 창고에서 발견한 밀수품 통조림 몇 통이 전부였다.
그 통조림의 정체는 바로 골드 파인애플 슬라이스.
"미친 짓이겠지. 하지만 원래 역사는 미친 자들이 바꾸는 법이야."
요한은 나폴리 골목길의 한 허름한 화덕 피자집, ‘안토니오의 주방’의 문을 두드렸다. 주인장 안토니오는 대를 이어 피자를 만들어 온 자존심 강한 나폴리탄이었다. 요한은 밀가루 반죽을 얻어 자신만의 피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제2장: 신성모독의 서막
화덕에서 갓 꺼낸 피자의 비주얼은 충격 그 자체였다. 늘어지는 모차렐라 치즈와 붉은 토마토소스 위로, 노랗고 달콤한 파인애플 조각들이 당당하게 박혀 있었다.
"이게 무슨 짓거리냐, 동방에서 온 이방인 사내야!"
안토니오가 빗자루를 들고 고함을 질렀다. "피자에 과일을 올리다니! 이건 우리 조상님들에 대한 모독이자, 마르게리타 여왕님에 대한 반역이다!"
"아저씨, 일단 한 입만 드셔보세요. 전쟁 터지기 전에 새로운 세상의 맛을 보는 겁니다."
요한은 뻔뻔하게 피자 한 조각을 내밀었다. 안토니오는 신성한 토마토소스에 오염된 노란 괴물을 보며 침을 뱉으려 했지만, 화덕에서 구워지며 카라멜라이징된 파인애플의 달콤하고 향긋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꿀꺽. 안토니오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는, 죄책감을 느끼며 한 입 베어 물었다.
바삭- 쥬시-
"……?!"
안토니오의 눈이 무솔리니의 선전 포스터보다 더 크게 키워졌다. 짭조름한 치즈와 산미 가득한 토마토소스 사이로, 뜨거운 파인애플즙이 터져 나오며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단맛과 짠맛의 완벽한 밸런스, 이른바 ‘단짠’의 서막이었다.
제3장: 파인애플 피자, 나폴리를 뒤흔들다
안토니오를 포섭한 요한은 가게 앞에 조그만 간판을 걸었다.
[아나나스 피자 (Pizza con Ananas) - 미래의 맛]
처음엔 지나가던 나폴리 시민들이 간판을 보고 침을 뱉거나 저주를 퍼부었다. "미친놈들! 저건 피자가 아니라 쓰레기다!"라며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호기심 많은 몇몇 부두 노동자들이 야간 통행금지 직전, 몰래 가게로 스며들었다.
"이봐, 그... 노란 피자 한 판 줘 봐. 맛없으면 화덕을 부숴버릴 테니."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하루 종일 거친 노동에 시달린 이들에게 파인애플의 강렬한 당분과 치즈의 지방은 그야말로 천국을 맛보게 해주는 에너지원이었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다.
"야, 안토니오네 집에 가면 이상한 피자가 있는데, 그게 그렇게 기가 막힌다며?"
"쉿, 들키면 매국노 취급받아. 밤에 몰래 가자고."
가게는 매일 밤 비밀리에 찾아오는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급기야 이탈리아 군 장교들까지 민간인 복장을 하고 찾아와 파인애플 피자를 흡입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제4장: 비밀경찰과 최후의 만찬
1939년 여름, 전쟁의 그림자가 완전히 이탈리아를 덮쳤다. 그리고 요한의 가게에 악명 높은 무솔리니의 비밀경찰(OVRA)이 들이닥쳤다.
탕! 탕!
구두굽 소리와 함께 가죽 코트를 입은 수사관이 들어섰다.
"이방인 요한. 당신을 이탈리아 전통 요리 문화를 교란하고 국민들의 사기를 저하시킨 '식문화 테러리즘' 혐의로 체포한다."
가게 안은 얼어붙었다. 안토니오는 벌벌 떨며 주저앉았다. 하지만 요한은 차분하게 화덕 앞으로 걸어갔다.
"수사관님, 이탈리아 군인이 전선으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먹어야 할 음식을 바치겠습니다. 이걸 드시고도 저를 체포하신다면 순순히 따르지요."
요한은 그동안 아껴둔 최고의 통조림을 따서, 그 어느 때보다 완벽한 '하와이안 피자(비록 이곳은 나폴리지만)'를 구워냈다. 갓 구워진 파인애플 피자에서는 황금빛 윤기가 흘렀다.
수사관은 비장한 표정으로 피자를 한 조각 들었다. 그의 동료들은 긴장한 채 그 모습을 지켜봤다. 수사관이 피자를 입에 넣고 씹기 시작했다. 1초, 2초, 3초... 침묵이 흐르고, 수사관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이 맛은... 마치 고향 시칠리아의 태양 아래서 오렌지를 먹는 것 같으면서도... 이 뜨겁고 달콤한 즙은 대체 뭐란 말인가..."
수사관은 넋을 잃고 피자 한 판을 그 자리에서 게걸스럽게 해치웠다. 그리고는 모자를 고쳐 쓰며 요한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곧 영국, 프랑스와 전쟁을 벌일 것이다. 어쩌면 참혹한 지옥이 펼쳐지겠지. 하지만... 이 피자를 먹는 순간만큼은 전쟁을 잊을 수 있었다. 이방인이여, 이건 범죄가 아니다. 지친 영혼을 달래는 기적이다."
수사관은 수갑 대신 돈 주머니를 테이블에 툭 던졌다.
"통행금지 시간은 밤 10시다. 그때까지만 장사해라. 그리고... 내일 밤에 한 판 더 포장해 놓도록."
에필로그
1940년, 결국 이탈리아는 제2차 세계대전에 돌입했다. 포화 속에서도 나폴리의 작은 골목길, '안토니오와 요한의 주방'은 밤마다 불을 밝혔다.
훗날 역사는 연합군이 이탈리아를 해방시켰다고 기록하겠지만, 나폴리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전쟁의 공포와 굶주림 속에서 그들을 구원한 것은, 다름 아닌 한 한국인 요리사가 만든 뜨겁고 달콤한 파인애플 피자 한 조각이었다는 것을.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 오직 ‘단짠’의 미학으로 이탈리아인들의 자존심을 뒤흔든 한 한국인 요리사의 이야기입니다.
제1장: 나폴리에 상륙한 노란 괴물
1938년 가을, 나폴리 항구는 무솔리니의 군화 소리와 다가올 전쟁의 음산한 기운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21세기의 요리사 요한(Johann)에게 더 시급한 문제는 당장 먹고살 길을 찾는 것이었다. 알 수 없는 시공간의 뒤틀림으로 이 시기에 떨어진 그가 가진 것이라곤 배낭 하나와, 우연히 항구 창고에서 발견한 밀수품 통조림 몇 통이 전부였다.
그 통조림의 정체는 바로 골드 파인애플 슬라이스.
"미친 짓이겠지. 하지만 원래 역사는 미친 자들이 바꾸는 법이야."
요한은 나폴리 골목길의 한 허름한 화덕 피자집, ‘안토니오의 주방’의 문을 두드렸다. 주인장 안토니오는 대를 이어 피자를 만들어 온 자존심 강한 나폴리탄이었다. 요한은 밀가루 반죽을 얻어 자신만의 피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제2장: 신성모독의 서막
화덕에서 갓 꺼낸 피자의 비주얼은 충격 그 자체였다. 늘어지는 모차렐라 치즈와 붉은 토마토소스 위로, 노랗고 달콤한 파인애플 조각들이 당당하게 박혀 있었다.
"이게 무슨 짓거리냐, 동방에서 온 이방인 사내야!"
안토니오가 빗자루를 들고 고함을 질렀다. "피자에 과일을 올리다니! 이건 우리 조상님들에 대한 모독이자, 마르게리타 여왕님에 대한 반역이다!"
"아저씨, 일단 한 입만 드셔보세요. 전쟁 터지기 전에 새로운 세상의 맛을 보는 겁니다."
요한은 뻔뻔하게 피자 한 조각을 내밀었다. 안토니오는 신성한 토마토소스에 오염된 노란 괴물을 보며 침을 뱉으려 했지만, 화덕에서 구워지며 카라멜라이징된 파인애플의 달콤하고 향긋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꿀꺽. 안토니오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는, 죄책감을 느끼며 한 입 베어 물었다.
바삭- 쥬시-
"……?!"
안토니오의 눈이 무솔리니의 선전 포스터보다 더 크게 키워졌다. 짭조름한 치즈와 산미 가득한 토마토소스 사이로, 뜨거운 파인애플즙이 터져 나오며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단맛과 짠맛의 완벽한 밸런스, 이른바 ‘단짠’의 서막이었다.
제3장: 파인애플 피자, 나폴리를 뒤흔들다
안토니오를 포섭한 요한은 가게 앞에 조그만 간판을 걸었다.
[아나나스 피자 (Pizza con Ananas) - 미래의 맛]
처음엔 지나가던 나폴리 시민들이 간판을 보고 침을 뱉거나 저주를 퍼부었다. "미친놈들! 저건 피자가 아니라 쓰레기다!"라며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호기심 많은 몇몇 부두 노동자들이 야간 통행금지 직전, 몰래 가게로 스며들었다.
"이봐, 그... 노란 피자 한 판 줘 봐. 맛없으면 화덕을 부숴버릴 테니."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하루 종일 거친 노동에 시달린 이들에게 파인애플의 강렬한 당분과 치즈의 지방은 그야말로 천국을 맛보게 해주는 에너지원이었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다.
"야, 안토니오네 집에 가면 이상한 피자가 있는데, 그게 그렇게 기가 막힌다며?"
"쉿, 들키면 매국노 취급받아. 밤에 몰래 가자고."
가게는 매일 밤 비밀리에 찾아오는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급기야 이탈리아 군 장교들까지 민간인 복장을 하고 찾아와 파인애플 피자를 흡입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제4장: 비밀경찰과 최후의 만찬
1939년 여름, 전쟁의 그림자가 완전히 이탈리아를 덮쳤다. 그리고 요한의 가게에 악명 높은 무솔리니의 비밀경찰(OVRA)이 들이닥쳤다.
탕! 탕!
구두굽 소리와 함께 가죽 코트를 입은 수사관이 들어섰다.
"이방인 요한. 당신을 이탈리아 전통 요리 문화를 교란하고 국민들의 사기를 저하시킨 '식문화 테러리즘' 혐의로 체포한다."
가게 안은 얼어붙었다. 안토니오는 벌벌 떨며 주저앉았다. 하지만 요한은 차분하게 화덕 앞으로 걸어갔다.
"수사관님, 이탈리아 군인이 전선으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먹어야 할 음식을 바치겠습니다. 이걸 드시고도 저를 체포하신다면 순순히 따르지요."
요한은 그동안 아껴둔 최고의 통조림을 따서, 그 어느 때보다 완벽한 '하와이안 피자(비록 이곳은 나폴리지만)'를 구워냈다. 갓 구워진 파인애플 피자에서는 황금빛 윤기가 흘렀다.
수사관은 비장한 표정으로 피자를 한 조각 들었다. 그의 동료들은 긴장한 채 그 모습을 지켜봤다. 수사관이 피자를 입에 넣고 씹기 시작했다. 1초, 2초, 3초... 침묵이 흐르고, 수사관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이 맛은... 마치 고향 시칠리아의 태양 아래서 오렌지를 먹는 것 같으면서도... 이 뜨겁고 달콤한 즙은 대체 뭐란 말인가..."
수사관은 넋을 잃고 피자 한 판을 그 자리에서 게걸스럽게 해치웠다. 그리고는 모자를 고쳐 쓰며 요한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곧 영국, 프랑스와 전쟁을 벌일 것이다. 어쩌면 참혹한 지옥이 펼쳐지겠지. 하지만... 이 피자를 먹는 순간만큼은 전쟁을 잊을 수 있었다. 이방인이여, 이건 범죄가 아니다. 지친 영혼을 달래는 기적이다."
수사관은 수갑 대신 돈 주머니를 테이블에 툭 던졌다.
"통행금지 시간은 밤 10시다. 그때까지만 장사해라. 그리고... 내일 밤에 한 판 더 포장해 놓도록."
에필로그
1940년, 결국 이탈리아는 제2차 세계대전에 돌입했다. 포화 속에서도 나폴리의 작은 골목길, '안토니오와 요한의 주방'은 밤마다 불을 밝혔다.
훗날 역사는 연합군이 이탈리아를 해방시켰다고 기록하겠지만, 나폴리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전쟁의 공포와 굶주림 속에서 그들을 구원한 것은, 다름 아닌 한 한국인 요리사가 만든 뜨겁고 달콤한 파인애플 피자 한 조각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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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clean258님의 댓글
맛잇다는거지?

dkitak12님의 댓글
소설쓴거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