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요리 소설 이런거 어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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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장: 피할 수 없는 맛의 차원 이동
눈을 떴을 때, 강찬우는 자신이 낯선 중세풍 주점의 주방에 서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온 기억에 따르면, 이곳은 마법과 마물이 공존하는 ‘엘도니아 대륙’의 변방 도시. 그리고 그는 빚더미에 앉아 망하기 일보 직적인 주점의 주인이었다.
주방에 남은 재료는 처참했다.
인근 마도 호수에서 잡힌, 마력을 머금어 비대해진 ‘블루 일(Blue Eel, 청장어)’ 몇 마리. 그리고 은빛으로 빛나는 이세계 판 정어리인 ‘실버 사르딘’ 한 바구니가 전부였다.
"이세계까지 와서 가난에 허덕여야 한다니. 하지만 요리사에게 재료가 남은 한 절망이란 없다."
찬우는 전생에 런던의 유서 깊은 식당에서 수셰프까지 올랐던 영국 요리의 명수였다. 비록 대중에게는 '요리 지옥'이라 놀림받는 영국이지만, 그에게는 고향의 맛이자 영혼의 소울 푸드였다.
찬우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좋아, 이세계의 미개한 입맛에 진짜 '대영제국의 유산'을 보여주지
제 2장: 차갑고 탱글한 공포, 장어 젤리 (Jellied Eels)
첫 번째 요리는 장어 젤리였다. 찬우는 블루 일을 능숙하게 손질해 토막 냈다.
일반적인 이세계 요리사라면 비린내를 잡기 위해 값비싼 향신료를 들이부었겠지만, 찬우는 영국 정통 방식을 고수했다. 약간의 식초, 그리고 마도 호수의 천일염, 향을 더할 약간의 약초(파슬리 대용)가 전부였다.
"장어 자체의 콜라겐을 믿는 거다."
냄비에 장어와 최소한의 물을 넣고 푹 삶아내자, 장어 뼈와 껍질에서 진득한 단백질이 우러나왔다. 찬우는 이를 그릇에 담아 차가운 지하 마법 냉장고에 넣어 굳혔다.
몇 시간 뒤, 투명하고 흐물거리는 회색빛 젤리 속에 장어 토막들이 기괴하게 갇혀 있는 ‘이세계 판 장어 젤리’가 완성되었다.
그때, 주점의 문이 열리며 단골 모험가인 바르독이 걸어 들어왔다.
"어이, 찬우! 뭐 먹을 거 없나? 배가 등가죽에 붙겠어!"
찬우는 미소를 지으며 차갑게 식은 장어 젤리 접시를 내밀었다.
"신메뉴입니다. '런던의 푸른 숨결'이라고 하죠."
바르독은 접시를 보더니 안색이 창백해졌다.
"이, 이게 뭔가? 슬라임에게 먹히다 만 장어 시체 아닌가?!"
"몸에 좋은 겁니다. 일단 드셔보시죠."
강압적인 찬우의 기세에 눌린 바르독은 포크로 젤리 한 점을 크게 베어 물었다. 순간, 주점 내에 기묘한 침묵이 감돌았다.
"……!!"
바르독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 젤리의 차갑고 미끈덩한 식감이 입안을 지배하더니, 뒤이어 시큼한 식초 맛과 장어 특유의 묵직한 비린맛이 뇌를 강타했다. 하지만 기묘하게도, 마력을 머금은 장어의 진한 감칠맛이 끝에 남았다.
"이, 이 맛은…! 맛있는 건가? 아니, 불쾌한가? 하지만… 멈출 수 없어!"
바르독은 괴성을 지르며 장어 젤리를 허겁지겁 흡입하기 시작했다. 이세계인들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차가운 생선 젤리'의 충격에 중독된 것이었다.
제 3장: 밤하늘을 우러러보는 절망, 정어리 파이 (Stargazy Pie)
장어 젤리의 성공(?)에 고무된 찬우는 곧바로 두 번째 역작에 착수했다. 이번엔 정어리 파이(스타게이지 파이)였다.
그는 밀가루 반죽을 밀어 파이 틀을 만들고, 안에는 베이컨과 계란, 감자를 버무린 속을 채웠다. 여기까진 평범한 이세계의 미트 파이와 같았다. 진짜 예술은 그다지 다음 단계였다.
찬우는 손질한 실버 사르딘(정어리)의 머리를 파이 반죽 뚫고 나오도록 수직으로 꽂기 시작했다. 총 일곱 마리의 정어리 머리가 파이 표면 위로 솟구쳐 하늘을 바라보는 형태가 되었다.
"정어리의 기름이 파이 안으로 흘러내려 풍미를 더하고, 모양은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예술적인 형상이 되지. 완벽해."
오븐에서 노릇하게 구워져 나온 파이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했다. 구워지면서 눈이 하얗게 돌아간 정어리들이 파이 도우를 뚫고 나와 하늘을 원망하듯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은, 요리가 아니라 흑마법의 제단 같았다.
마침 주점에 들른 인근 마법 탑의 지부장, 엘리안이 그 파이를 목격했다.
"히익…! 찬우 씨, 드디어 금기된 사령 마법에 손을 댄 건가요?! 파이에서 원혼들이 울부짖고 있잖아요!"
"무슨 소릴 하시는 겁니까. 이건 '별을 바라보는 파이'라는 낭만적인 요리입니다. 구우면서 나온 생선 기름이 도우에 스며들어 아주 고소하죠."
찬우는 정어리 머리가 꼿꼿이 서 있는 파이 한 조각을 잘라 엘리안에게 건넸다. 엘리안은 신에게 기도문을 외운 뒤, 눈을 질끈 감고 파이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바삭-
"어라…?"
지독한 비주얼과 달리, 버터 향 가득한 파이 크러스트와 짭조름한 베이컨, 그리고 정어리의 고소한 풍미가 입안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생선 대가리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공포(Horror)만 제외한다면, 분명히 훌륭한 요리였다.
"맛있어요…! 맛있는데, 왜 눈물이 나는 걸까요? 정어리들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제 죄를 참회하게 돼요."
"그게 바로 영국의 소울(Soul)입니다, 엘리안 님."
그날 이후, 찬우의 주점은 대성황을 이뤘다.
비주얼은 끔찍하지만 먹을수록 묘하게 빠져드는 '장어 젤리'와, 정신력을 시험하지만 맛은 확실한 '정어리 파이'는 모험가들 사이에서 일종의 '용기 증명 요리'로 소문이 났다.
"야, 너 오늘 장어 젤리 한 접시 다 비우면 내가 오우거 마석 준다!"
"크윽, 못 먹을 줄 알고? 주모! 여기 스타게이지 파이 정어리 대가리 제일 큰 놈으로 하나 더!"
주방에서 몰려드는 주문을 받으며 찬우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프랑스 요리도, 이탈리아 요리도 아니다. 이세계의 미식계를 뒤흔든 것은 가장 혹평받던 영국 요리였다. 찬우는 다음 메뉴로 '피시 앤 칩스'에 식초를 들이붓는 상상을 하며, 즐겁게 장어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
제 4장: 광기의 삼원색, 신호등 치킨의 강림
장어 젤리와 정어리 파이의 대성공으로 찬우의 주점은 매일 밤 문전성시를 이뤘다. 하지만 찬우는 안주하지 않았다. 영국 요리로 이세계의 '식감'과 '비주얼'을 파괴했다면, 이번에는 현대 한국 배달 문화의 가장 깊은 어둠, ‘신호등 치킨’으로 그들의 '미각'을 흔들 차례였다.
재료는 간단했다. 인근 숲에서 잡은 마물새 '포레스트 치킨'의 부드러운 살코기, 그리고 연금술사 길드에서 구해온 천연 색소 분말인 딸기향 바나나향, 그리고 메론향 파우더.
찬우는 닭고기를 바삭하게 튀겨낸 뒤, 세 개의 커다란 양념 솥을 준비했다.
첫 번째 솥: 인공적인 붉은빛이 감도는 달콤한 딸기 향 소스.
두 번째 솥: 눈이 시릴 정도로 새노란 바나나 향 소스.
세 번째 솥: 독극물이라 해도 믿을 법한 형광 초록빛의 메론 향 소스.
바삭한 후라이드 치킨이 각 솥에 들어가 버무려질 때마다, 주방에는 요리 냄새라고는 믿을 수 없는 과일 향료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완성이군. 이름하여 '삼색(三色) 마도 치킨'.
제 5장: "이건 요리에 대한 모독이다!"
"이, 이게 대체 무슨 냄새지? 주점 안에서 누가 광기 물약이라도 제조하는 건가?"
코를 찌르는 강렬한 인공 과일 향에 주점에 앉아 있던 모험가들이 술렁였다. 찬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거대한 접시에 빨강, 노랑, 초록의 세 가지 치킨이 영롱하게 빛나는 신메뉴를 들고 나왔다.
접시가 테이블에 놓이자마자, 모험가 중 가장 입맛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엘프 궁수, 루리엘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찬우! 장어 젤리랑 정어리 파이까지는 참았어! 그건 기괴해도 엄연히 자연의 재료였으니까! 하지만 이건 아니야! 어떻게 튀긴 고기에서 딸기랑 메론 냄새가 날 수가 있지? 이건 숲의 정령들에 대한 모독이야!"
"루리엘 님, 편견을 버리시면 새로운 세상이 보입니다. 정령들도 이 단짠(단맛+짠맛)의 매력 앞에서는 춤을 출 걸요?"
찬우는 여유롭게 웃으며 루리엘의 앞접시에 형광 초록색의 '메론 치킨'을 한 조각 올려두었다. 기름진 튀김옷 위로 찐득하게 흘러내리는 초록색 시럽은 흡사 고블린의 피 같았다.
루리엘은 모욕감을 느끼며 포크로 치킨을 찍었다. '맛없기만 해봐라, 당장 활을 뽑으리라' 결심하며 그녀는 초록색 괴식을 입에 넣었다.
바삭- 짭조름… 그리고 뒤이어 터져 나오는 지독한 메론 향의 대폭발.
"……하아아앙?!"
루리엘의 입에서 기묘한 신음이 터져 나왔다.
뇌가 거부하는 맛이었다. 닭고기의 육즙과 메론 시럽의 인공적인 단맛이 입안에서 격렬하게 영토 분쟁을 벌였다. 맛있는가? 라고 물으면 절대 아니었다. 하지만 맛없는가? 라고 물으면… 묘하게 한 번 더 씹어보고 싶은 기괴한 중독성이 있었다.
"이, 이럴 수가… 뇌가 파괴되는 기분이야. 화가 나는데… 손이 멈추질 않아!"
루리엘은 눈물을 흘리며 이번엔 노란색 '바나나 치킨'을 집어 들었다. 치킨을 씹을 때마다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한 바나나 우유 향과 닭기름의 조화에 엘프의 고결한 미각은 완전히 타락해 버렸다.
옆에서 지켜보던 오크 전사도 빨간색 '딸기 치킨'을 뼈째 씹어 먹으며 포효했다.
"크오오오! 고기인데 사탕 맛이 난다! 전장에 나가기 전에 먹으면 피가 끓어오를 것 같은 미친 맛이다!
그날 밤, 찬우의 주점은 완전히 아수라장이 되었다.
한쪽 테이블에서는 모험가들이 장어 젤리의 비린 맛을 삭히기 위해 독주를 들이켜고 있었고, 다른 쪽에서는 정어리 파이의 생선 대가리와 눈싸움을 하며 참회 기도를 올리고 있었으며, 중앙 테이블에서는 전사들이 신호등 치킨을 부위별로 뜯으며 톳톳한 과일 향 입김을 뿜어대고 있었다.
이세계의 요리 평론가들은 찬우의 주점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곳은 미식의 유토피아가 아니다. 인간의 상상력과 미각의 한계를 시험하는 '미식의 콜로세움'이다. 하지만 당신이 그곳의 문을 여는 순간, 평범한 요리로는 절대 만족할 수 없는 괴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찬우는 주점 간판을 새로 주문했다.
새빨간 바탕에 노란 글씨, 그리고 초록색 테두리를 두른 간판이었다. 그리고 기분 좋게 읊조렸다.
"다음엔 '민트초코 탕수육'을 개발해 볼까."
이세계인들의 진정한 시련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제 6장: 치약과 초콜릿, 그리고 돼지고기의 삼위일체
주점 간판을 신호등 색깔로 바꾼 뒤, 찬우의 주점은 이세계의 ‘ 기인(奇人) ’들과 ‘ 독요리 내성 보유자 ’들의 성지가 되었다. 하지만 찬우는 여전히 목말랐다.
"진정한 요리사라면 단맛, 짠맛, 신맛, 쓴맛을 넘어 '시원한 맛'까지 고기 요리에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찬우가 이번에 주목한 재료는 이세계의 숲에서 자라는 마법 식물 ‘블루 민트’였다. 한 잎만 씹어도 머리가 깨질 듯한 청량감을 주는 약초로, 보통은 해독제나 치약의 대용품으로 쓰이는 물건이었다. 그리고 여기에 카카오 열매를 가공해 만든 달콤하고 쌉싸름한 초콜릿을 더했다.
주방에서 고소한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다. 엄선한 돼지 등심에 전분 가루를 입혀 바삭하게 두 번 튀겨낸 탕수육이었다. 고기 자체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완벽한 튀김이었다.
문제는 소스였다.
찬우는 녹인 초콜릿 소스에 블루 민트 즙을 아낌없이 들이부었다. 마법적인 힘 때문인지, 소스는 끈적한 암갈색 사이사이로 기괴한 에메랄드빛 민트색 마력이 소용돌이치는 형태로 완성되었다.
"이것이 현대 지구의 인류가 도달한 궁극의 논쟁작, 민트초코 소스다."
찬우는 바삭한 고기 튀김 위에 이 민트초코 소스를 사정없이 부어버렸다. '부먹'이었다. 찍어 먹는 감질나는 방식으로는 이세계인들의 영혼을 단번에 타락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제 7장: 치약 맛 고기, 이세계의 상식을 부수다
"음하하하! 찬우! 오늘도 내 도전을 받아라! 신호등 치킨도 정복한 이 몸에게 무서울 건 없다!"
문을 부술 듯이 열고 들어온 사람은 이 도시의 최고 등급 모험가이자, 소문난 대식가인 드워프 전사 '브로크'였다. 그는 이미 장어 젤리와 신호등 치킨을 마스터하며 스스로를 '괴식의 군주'라 부르고 있었다.
찬우는 묵묵히 민트초코 탕수육 접시를 내려놓았다.
순간, 주점 안의 공기가 급속도로 차가워졌다. 분명 오븐에서 갓 나온 뜨거운 튀김 요리인데, 기묘하게도 코를 찌르는 냄새는 '한겨울의 눈보라 같은 치약 향'이었다. 뜨거운 열기와 얼어붙을 것 같은 민트 향이 공존하는 모순적인 요리.
브로크의 호기롭던 눈빛이 흔들렸다.
"찬우… 이건 냄새가 좀 이상하군. 왜 내 입안이 벌써부터 양치질을 한 것처럼 화해지는 거지?"
"드셔보시면 압니다. 달콤함 뒤에 찾아오는 대자연의 시원함이죠."
브로크는 침을 꿀컥 삼키고, 민트초코 소스가 듬뿍 묻어 찐득거리는 탕수육 한 점을 입에 넣었다.
와작-
첫맛은 초콜릿의 진한 단맛과 돼지고기 튀김의 고소한 육즙이었다. 브로크는 "오, 생각보다…?"라며 미소를 지으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숨겨져 있던 블루 민트의 마력이 폭발했다.
후우우우우욱-!!
"커헉……!!!"
브로크의 입과 코에서 말 그대로 '차오르는 냉기(민트 향)'가 뿜어져 나왔다. 뜨거운 고기를 씹고 있는데 혀는 영하 40도의 만년설에 파묻힌 듯한 극심한 인지부조화가 찾아왔다.
"이, 이게 무슨 지거리냐! 입안에서 양치질을 하면서 초콜릿을 먹고, 그 와중에 돼지가 뛰어놀고 있어! 미쳤다! 이건 미친 요리야!"
브로크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맛이 없는 게 아니었다. 고기는 부드러웠고 소스는 달콤했다. 하지만 민트의 그 강렬한 '치약 맛'이 뇌의 미각 중추를 사정없이 난도질하고 있었다.
뒤늦게 주점에 들어와 이 광경을 본 마법사 엘리안이 경악했다.
"브로크 씨! 정신 차리세요! 입에서 민트색 연기가 나오고 있어요!"
하지만 브로크는 괴성을 지르며 다음 조각을 입에 넣었다.
"으아악! 화가 나는데 청량해! 기분이 나쁜데 입안이 너무 깔끔해! 내 미각이 청소당하고 있다!!"
드워프 전사는 눈물을 흘리며 민트초코 탕수육을 폭식하기 시작했다. 뜨거움과 차가움, 단맛과 치약 맛의 광기 어린 롤러코스터에 완전히 중독되어 버린 것이다
에필로그: 민초파와 반민초파, 이세계의 전쟁
민트초코 탕수육의 등장으로 인해, 이세계는 전례 없는 대분열의 시대를 맞이했다.
주점 안은 매일 밤 "치약 맛 나는 고기를 왜 돈 주고 먹냐"는 '반(反)민초파 엘프 연합'과, "이 신성한 청량감을 모르는 미개한 자들"이라며 맞서는 '민초파 드워프·오크 동맹'의 고성방가로 조용할 날이 없었다. 심지어 마법 탑에서는 '민트초코가 정신 마법의 일종인가'에 대한 논문까지 발표될 지경이었다.
그 혼돈의 중심에서, 찬우는 주점 카운터에 기대어 조용히 잔을 닦고 있었다.
"싸워라, 더 격렬하게 싸워라. 그래야 매출이 오르지."
그의 뒤편 메뉴판에는 이미 새로운 메뉴들이 적히고 있었다.
[신메뉴] 누텔라 김치전 (달콤한 초코와 매콤한 김치의 환상 콜라보)
[예약 한정] 두리안 청국장찌개 (지옥의 냄새, 천국의 맛)
영국 요리로 시작해 한국의 괴식 문화로 정점을 찍은 이세계의 요리사, 강찬우. 그의 손끝에서 이세계인들의 입맛은 오늘도 보기 좋게 타락해가고 있었다.
ㅡㅡㅡㅡㅡㅡ
제묵 뭐가 어울릴까? ㅎ
눈을 떴을 때, 강찬우는 자신이 낯선 중세풍 주점의 주방에 서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온 기억에 따르면, 이곳은 마법과 마물이 공존하는 ‘엘도니아 대륙’의 변방 도시. 그리고 그는 빚더미에 앉아 망하기 일보 직적인 주점의 주인이었다.
주방에 남은 재료는 처참했다.
인근 마도 호수에서 잡힌, 마력을 머금어 비대해진 ‘블루 일(Blue Eel, 청장어)’ 몇 마리. 그리고 은빛으로 빛나는 이세계 판 정어리인 ‘실버 사르딘’ 한 바구니가 전부였다.
"이세계까지 와서 가난에 허덕여야 한다니. 하지만 요리사에게 재료가 남은 한 절망이란 없다."
찬우는 전생에 런던의 유서 깊은 식당에서 수셰프까지 올랐던 영국 요리의 명수였다. 비록 대중에게는 '요리 지옥'이라 놀림받는 영국이지만, 그에게는 고향의 맛이자 영혼의 소울 푸드였다.
찬우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좋아, 이세계의 미개한 입맛에 진짜 '대영제국의 유산'을 보여주지
제 2장: 차갑고 탱글한 공포, 장어 젤리 (Jellied Eels)
첫 번째 요리는 장어 젤리였다. 찬우는 블루 일을 능숙하게 손질해 토막 냈다.
일반적인 이세계 요리사라면 비린내를 잡기 위해 값비싼 향신료를 들이부었겠지만, 찬우는 영국 정통 방식을 고수했다. 약간의 식초, 그리고 마도 호수의 천일염, 향을 더할 약간의 약초(파슬리 대용)가 전부였다.
"장어 자체의 콜라겐을 믿는 거다."
냄비에 장어와 최소한의 물을 넣고 푹 삶아내자, 장어 뼈와 껍질에서 진득한 단백질이 우러나왔다. 찬우는 이를 그릇에 담아 차가운 지하 마법 냉장고에 넣어 굳혔다.
몇 시간 뒤, 투명하고 흐물거리는 회색빛 젤리 속에 장어 토막들이 기괴하게 갇혀 있는 ‘이세계 판 장어 젤리’가 완성되었다.
그때, 주점의 문이 열리며 단골 모험가인 바르독이 걸어 들어왔다.
"어이, 찬우! 뭐 먹을 거 없나? 배가 등가죽에 붙겠어!"
찬우는 미소를 지으며 차갑게 식은 장어 젤리 접시를 내밀었다.
"신메뉴입니다. '런던의 푸른 숨결'이라고 하죠."
바르독은 접시를 보더니 안색이 창백해졌다.
"이, 이게 뭔가? 슬라임에게 먹히다 만 장어 시체 아닌가?!"
"몸에 좋은 겁니다. 일단 드셔보시죠."
강압적인 찬우의 기세에 눌린 바르독은 포크로 젤리 한 점을 크게 베어 물었다. 순간, 주점 내에 기묘한 침묵이 감돌았다.
"……!!"
바르독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 젤리의 차갑고 미끈덩한 식감이 입안을 지배하더니, 뒤이어 시큼한 식초 맛과 장어 특유의 묵직한 비린맛이 뇌를 강타했다. 하지만 기묘하게도, 마력을 머금은 장어의 진한 감칠맛이 끝에 남았다.
"이, 이 맛은…! 맛있는 건가? 아니, 불쾌한가? 하지만… 멈출 수 없어!"
바르독은 괴성을 지르며 장어 젤리를 허겁지겁 흡입하기 시작했다. 이세계인들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차가운 생선 젤리'의 충격에 중독된 것이었다.
제 3장: 밤하늘을 우러러보는 절망, 정어리 파이 (Stargazy Pie)
장어 젤리의 성공(?)에 고무된 찬우는 곧바로 두 번째 역작에 착수했다. 이번엔 정어리 파이(스타게이지 파이)였다.
그는 밀가루 반죽을 밀어 파이 틀을 만들고, 안에는 베이컨과 계란, 감자를 버무린 속을 채웠다. 여기까진 평범한 이세계의 미트 파이와 같았다. 진짜 예술은 그다지 다음 단계였다.
찬우는 손질한 실버 사르딘(정어리)의 머리를 파이 반죽 뚫고 나오도록 수직으로 꽂기 시작했다. 총 일곱 마리의 정어리 머리가 파이 표면 위로 솟구쳐 하늘을 바라보는 형태가 되었다.
"정어리의 기름이 파이 안으로 흘러내려 풍미를 더하고, 모양은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예술적인 형상이 되지. 완벽해."
오븐에서 노릇하게 구워져 나온 파이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했다. 구워지면서 눈이 하얗게 돌아간 정어리들이 파이 도우를 뚫고 나와 하늘을 원망하듯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은, 요리가 아니라 흑마법의 제단 같았다.
마침 주점에 들른 인근 마법 탑의 지부장, 엘리안이 그 파이를 목격했다.
"히익…! 찬우 씨, 드디어 금기된 사령 마법에 손을 댄 건가요?! 파이에서 원혼들이 울부짖고 있잖아요!"
"무슨 소릴 하시는 겁니까. 이건 '별을 바라보는 파이'라는 낭만적인 요리입니다. 구우면서 나온 생선 기름이 도우에 스며들어 아주 고소하죠."
찬우는 정어리 머리가 꼿꼿이 서 있는 파이 한 조각을 잘라 엘리안에게 건넸다. 엘리안은 신에게 기도문을 외운 뒤, 눈을 질끈 감고 파이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바삭-
"어라…?"
지독한 비주얼과 달리, 버터 향 가득한 파이 크러스트와 짭조름한 베이컨, 그리고 정어리의 고소한 풍미가 입안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생선 대가리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공포(Horror)만 제외한다면, 분명히 훌륭한 요리였다.
"맛있어요…! 맛있는데, 왜 눈물이 나는 걸까요? 정어리들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제 죄를 참회하게 돼요."
"그게 바로 영국의 소울(Soul)입니다, 엘리안 님."
그날 이후, 찬우의 주점은 대성황을 이뤘다.
비주얼은 끔찍하지만 먹을수록 묘하게 빠져드는 '장어 젤리'와, 정신력을 시험하지만 맛은 확실한 '정어리 파이'는 모험가들 사이에서 일종의 '용기 증명 요리'로 소문이 났다.
"야, 너 오늘 장어 젤리 한 접시 다 비우면 내가 오우거 마석 준다!"
"크윽, 못 먹을 줄 알고? 주모! 여기 스타게이지 파이 정어리 대가리 제일 큰 놈으로 하나 더!"
주방에서 몰려드는 주문을 받으며 찬우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프랑스 요리도, 이탈리아 요리도 아니다. 이세계의 미식계를 뒤흔든 것은 가장 혹평받던 영국 요리였다. 찬우는 다음 메뉴로 '피시 앤 칩스'에 식초를 들이붓는 상상을 하며, 즐겁게 장어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
제 4장: 광기의 삼원색, 신호등 치킨의 강림
장어 젤리와 정어리 파이의 대성공으로 찬우의 주점은 매일 밤 문전성시를 이뤘다. 하지만 찬우는 안주하지 않았다. 영국 요리로 이세계의 '식감'과 '비주얼'을 파괴했다면, 이번에는 현대 한국 배달 문화의 가장 깊은 어둠, ‘신호등 치킨’으로 그들의 '미각'을 흔들 차례였다.
재료는 간단했다. 인근 숲에서 잡은 마물새 '포레스트 치킨'의 부드러운 살코기, 그리고 연금술사 길드에서 구해온 천연 색소 분말인 딸기향 바나나향, 그리고 메론향 파우더.
찬우는 닭고기를 바삭하게 튀겨낸 뒤, 세 개의 커다란 양념 솥을 준비했다.
첫 번째 솥: 인공적인 붉은빛이 감도는 달콤한 딸기 향 소스.
두 번째 솥: 눈이 시릴 정도로 새노란 바나나 향 소스.
세 번째 솥: 독극물이라 해도 믿을 법한 형광 초록빛의 메론 향 소스.
바삭한 후라이드 치킨이 각 솥에 들어가 버무려질 때마다, 주방에는 요리 냄새라고는 믿을 수 없는 과일 향료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완성이군. 이름하여 '삼색(三色) 마도 치킨'.
제 5장: "이건 요리에 대한 모독이다!"
"이, 이게 대체 무슨 냄새지? 주점 안에서 누가 광기 물약이라도 제조하는 건가?"
코를 찌르는 강렬한 인공 과일 향에 주점에 앉아 있던 모험가들이 술렁였다. 찬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거대한 접시에 빨강, 노랑, 초록의 세 가지 치킨이 영롱하게 빛나는 신메뉴를 들고 나왔다.
접시가 테이블에 놓이자마자, 모험가 중 가장 입맛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엘프 궁수, 루리엘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찬우! 장어 젤리랑 정어리 파이까지는 참았어! 그건 기괴해도 엄연히 자연의 재료였으니까! 하지만 이건 아니야! 어떻게 튀긴 고기에서 딸기랑 메론 냄새가 날 수가 있지? 이건 숲의 정령들에 대한 모독이야!"
"루리엘 님, 편견을 버리시면 새로운 세상이 보입니다. 정령들도 이 단짠(단맛+짠맛)의 매력 앞에서는 춤을 출 걸요?"
찬우는 여유롭게 웃으며 루리엘의 앞접시에 형광 초록색의 '메론 치킨'을 한 조각 올려두었다. 기름진 튀김옷 위로 찐득하게 흘러내리는 초록색 시럽은 흡사 고블린의 피 같았다.
루리엘은 모욕감을 느끼며 포크로 치킨을 찍었다. '맛없기만 해봐라, 당장 활을 뽑으리라' 결심하며 그녀는 초록색 괴식을 입에 넣었다.
바삭- 짭조름… 그리고 뒤이어 터져 나오는 지독한 메론 향의 대폭발.
"……하아아앙?!"
루리엘의 입에서 기묘한 신음이 터져 나왔다.
뇌가 거부하는 맛이었다. 닭고기의 육즙과 메론 시럽의 인공적인 단맛이 입안에서 격렬하게 영토 분쟁을 벌였다. 맛있는가? 라고 물으면 절대 아니었다. 하지만 맛없는가? 라고 물으면… 묘하게 한 번 더 씹어보고 싶은 기괴한 중독성이 있었다.
"이, 이럴 수가… 뇌가 파괴되는 기분이야. 화가 나는데… 손이 멈추질 않아!"
루리엘은 눈물을 흘리며 이번엔 노란색 '바나나 치킨'을 집어 들었다. 치킨을 씹을 때마다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한 바나나 우유 향과 닭기름의 조화에 엘프의 고결한 미각은 완전히 타락해 버렸다.
옆에서 지켜보던 오크 전사도 빨간색 '딸기 치킨'을 뼈째 씹어 먹으며 포효했다.
"크오오오! 고기인데 사탕 맛이 난다! 전장에 나가기 전에 먹으면 피가 끓어오를 것 같은 미친 맛이다!
그날 밤, 찬우의 주점은 완전히 아수라장이 되었다.
한쪽 테이블에서는 모험가들이 장어 젤리의 비린 맛을 삭히기 위해 독주를 들이켜고 있었고, 다른 쪽에서는 정어리 파이의 생선 대가리와 눈싸움을 하며 참회 기도를 올리고 있었으며, 중앙 테이블에서는 전사들이 신호등 치킨을 부위별로 뜯으며 톳톳한 과일 향 입김을 뿜어대고 있었다.
이세계의 요리 평론가들은 찬우의 주점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곳은 미식의 유토피아가 아니다. 인간의 상상력과 미각의 한계를 시험하는 '미식의 콜로세움'이다. 하지만 당신이 그곳의 문을 여는 순간, 평범한 요리로는 절대 만족할 수 없는 괴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찬우는 주점 간판을 새로 주문했다.
새빨간 바탕에 노란 글씨, 그리고 초록색 테두리를 두른 간판이었다. 그리고 기분 좋게 읊조렸다.
"다음엔 '민트초코 탕수육'을 개발해 볼까."
이세계인들의 진정한 시련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제 6장: 치약과 초콜릿, 그리고 돼지고기의 삼위일체
주점 간판을 신호등 색깔로 바꾼 뒤, 찬우의 주점은 이세계의 ‘ 기인(奇人) ’들과 ‘ 독요리 내성 보유자 ’들의 성지가 되었다. 하지만 찬우는 여전히 목말랐다.
"진정한 요리사라면 단맛, 짠맛, 신맛, 쓴맛을 넘어 '시원한 맛'까지 고기 요리에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찬우가 이번에 주목한 재료는 이세계의 숲에서 자라는 마법 식물 ‘블루 민트’였다. 한 잎만 씹어도 머리가 깨질 듯한 청량감을 주는 약초로, 보통은 해독제나 치약의 대용품으로 쓰이는 물건이었다. 그리고 여기에 카카오 열매를 가공해 만든 달콤하고 쌉싸름한 초콜릿을 더했다.
주방에서 고소한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다. 엄선한 돼지 등심에 전분 가루를 입혀 바삭하게 두 번 튀겨낸 탕수육이었다. 고기 자체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완벽한 튀김이었다.
문제는 소스였다.
찬우는 녹인 초콜릿 소스에 블루 민트 즙을 아낌없이 들이부었다. 마법적인 힘 때문인지, 소스는 끈적한 암갈색 사이사이로 기괴한 에메랄드빛 민트색 마력이 소용돌이치는 형태로 완성되었다.
"이것이 현대 지구의 인류가 도달한 궁극의 논쟁작, 민트초코 소스다."
찬우는 바삭한 고기 튀김 위에 이 민트초코 소스를 사정없이 부어버렸다. '부먹'이었다. 찍어 먹는 감질나는 방식으로는 이세계인들의 영혼을 단번에 타락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제 7장: 치약 맛 고기, 이세계의 상식을 부수다
"음하하하! 찬우! 오늘도 내 도전을 받아라! 신호등 치킨도 정복한 이 몸에게 무서울 건 없다!"
문을 부술 듯이 열고 들어온 사람은 이 도시의 최고 등급 모험가이자, 소문난 대식가인 드워프 전사 '브로크'였다. 그는 이미 장어 젤리와 신호등 치킨을 마스터하며 스스로를 '괴식의 군주'라 부르고 있었다.
찬우는 묵묵히 민트초코 탕수육 접시를 내려놓았다.
순간, 주점 안의 공기가 급속도로 차가워졌다. 분명 오븐에서 갓 나온 뜨거운 튀김 요리인데, 기묘하게도 코를 찌르는 냄새는 '한겨울의 눈보라 같은 치약 향'이었다. 뜨거운 열기와 얼어붙을 것 같은 민트 향이 공존하는 모순적인 요리.
브로크의 호기롭던 눈빛이 흔들렸다.
"찬우… 이건 냄새가 좀 이상하군. 왜 내 입안이 벌써부터 양치질을 한 것처럼 화해지는 거지?"
"드셔보시면 압니다. 달콤함 뒤에 찾아오는 대자연의 시원함이죠."
브로크는 침을 꿀컥 삼키고, 민트초코 소스가 듬뿍 묻어 찐득거리는 탕수육 한 점을 입에 넣었다.
와작-
첫맛은 초콜릿의 진한 단맛과 돼지고기 튀김의 고소한 육즙이었다. 브로크는 "오, 생각보다…?"라며 미소를 지으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숨겨져 있던 블루 민트의 마력이 폭발했다.
후우우우우욱-!!
"커헉……!!!"
브로크의 입과 코에서 말 그대로 '차오르는 냉기(민트 향)'가 뿜어져 나왔다. 뜨거운 고기를 씹고 있는데 혀는 영하 40도의 만년설에 파묻힌 듯한 극심한 인지부조화가 찾아왔다.
"이, 이게 무슨 지거리냐! 입안에서 양치질을 하면서 초콜릿을 먹고, 그 와중에 돼지가 뛰어놀고 있어! 미쳤다! 이건 미친 요리야!"
브로크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맛이 없는 게 아니었다. 고기는 부드러웠고 소스는 달콤했다. 하지만 민트의 그 강렬한 '치약 맛'이 뇌의 미각 중추를 사정없이 난도질하고 있었다.
뒤늦게 주점에 들어와 이 광경을 본 마법사 엘리안이 경악했다.
"브로크 씨! 정신 차리세요! 입에서 민트색 연기가 나오고 있어요!"
하지만 브로크는 괴성을 지르며 다음 조각을 입에 넣었다.
"으아악! 화가 나는데 청량해! 기분이 나쁜데 입안이 너무 깔끔해! 내 미각이 청소당하고 있다!!"
드워프 전사는 눈물을 흘리며 민트초코 탕수육을 폭식하기 시작했다. 뜨거움과 차가움, 단맛과 치약 맛의 광기 어린 롤러코스터에 완전히 중독되어 버린 것이다
에필로그: 민초파와 반민초파, 이세계의 전쟁
민트초코 탕수육의 등장으로 인해, 이세계는 전례 없는 대분열의 시대를 맞이했다.
주점 안은 매일 밤 "치약 맛 나는 고기를 왜 돈 주고 먹냐"는 '반(反)민초파 엘프 연합'과, "이 신성한 청량감을 모르는 미개한 자들"이라며 맞서는 '민초파 드워프·오크 동맹'의 고성방가로 조용할 날이 없었다. 심지어 마법 탑에서는 '민트초코가 정신 마법의 일종인가'에 대한 논문까지 발표될 지경이었다.
그 혼돈의 중심에서, 찬우는 주점 카운터에 기대어 조용히 잔을 닦고 있었다.
"싸워라, 더 격렬하게 싸워라. 그래야 매출이 오르지."
그의 뒤편 메뉴판에는 이미 새로운 메뉴들이 적히고 있었다.
[신메뉴] 누텔라 김치전 (달콤한 초코와 매콤한 김치의 환상 콜라보)
[예약 한정] 두리안 청국장찌개 (지옥의 냄새, 천국의 맛)
영국 요리로 시작해 한국의 괴식 문화로 정점을 찍은 이세계의 요리사, 강찬우. 그의 손끝에서 이세계인들의 입맛은 오늘도 보기 좋게 타락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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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묵 뭐가 어울릴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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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moring님의 댓글
갠적으로 저런내용 좋아하는데 추천좀



녹차결명차렛츠고님의 댓글
이런 이세계 요리물 한창 떳다가 요즘은 잠잠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