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까다롭스키 작가의 <고종, 군밤의 왕>
본문
일단 상당히 긴 작품이고, 대체역사를 조선에서 다루다보니 사극형 말투가 빠르게 읽는데 조금 걸리는 부분이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세상에 미친 악인이 하나도 안 나오는' 동화풍 세상이고, 대체역사물에서 자주 나오는 '현대 지식으로 무쌍해주지!' 같은게 안나와서 굉장히 신선한 작품이라 하겠다.
보통 대체역사물 하면 <아서 왕 궁정의 코네티컷 양키> 부터 현대까지 '현대 과학기술 무쌍!' 이 주류인데, 이게 없네? 이것 하나만으로 아주 마음에 들었다.
정말 평범 수준도 못 되는 주인공이 '선의' 하나만으로 어떻게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데 이런 대체역사물이 나올 수 있었다는데 큰 점수를 주고 싶다.
- 그게 되면 세상에 전쟁이 왜 있겠냐 싶긴 한데... 이걸 너무 현실주의적이고 시니컬하게 접근하고 싶진 않아.
작가의 고증 역량은 워낙 잘 알려져 있으니 이건 패스하자. 실존 인물이나 새로운 문명기술의 등장시기는 연도와 배경을 칼같이 맞춰준다.
내가 좀 강조하고 싶은건, 후반부 1차 세계대전에서 전력배치, 무기체계가 바뀌었음에도 말이 되는 듯한 전쟁 전개를 그려내는 부분인데, 상당한 밀덕 내공이 없으면 이걸 이 수준까지 쓰기 힘들다. 작가는 밀덕 역량도 수준급으로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리얼 밀덕이 보면 긁힐 수 있는데, 라이트 오타쿠인 내가 볼 때는 이 정도의 역량만으로도 감탄할 수 있었어. 나름 어느 정도는 지식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설득력 있는 전개여서 놀랐다.
이전에 초반 읽은 후기에서 지적했듯이, 아무리 이게 소설이라고는 해도 산업구조와 경제개발, 그리고 가치사슬에 대한 이해는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이건 읽는 내내 긁혔는데, 후반부로 가면서 (오래) 읽으면서 긁히는 마음이 점차 사라져갔다. 아무래도 세계관에 녹아든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부족한건 부족한거고 잘 쓴건 잘 쓴거니까' 라면서 납득한 것일 수도 있어.
웹소설이 쏟아지는 가운데 대체역사 소설이 한두편 나오는게 아닌데 그 중에 이 정도 수준으로 신선한 전개를 보여준 것 만으로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어.
다른작품 추천:
정보차단, 사보타주, 기술개발 같은걸 얕지만 괜찮게 다룬 작품 중에 <33세 독신 여기사 대장 (만화)> 이 있다. 당연히 빈틈도 많고 긁힐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나름의 논리구조는 꽤 괜찮고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나. 무슨 시모네타 만화에 이딴걸 넣었는지 모르겠는데, 환쟁이질만 하던 사람이 독학으로 여기까지 묘사한거라면 제대로 경제학이나 국제정치학을 공부했다면 내각정보 조사실 관료 정도는 됐을 것 같아...
미시적 경제 에피소드가 취향이라면 <늑대와 향신료>도 괜찮은 선택이기는 한데, 이건 국가단위는 커녕 도시 단위만 가도 논리구조가 애매해지는 경향이 좀 있고, 가치사슬의 복잡도가 극히 제한적이라 긁힐 일은 없지만 읽는 재미는 떨어지지. <고종, 군밤의 왕>은 스케일이 다르니까 아무래도 제대로 묘사하긴 어려웠을거야.
대체역사물이라는 관점에서는 본 작품이 수위급이라 봐도 되겠다. 근데 좀 많이 길다보니... 중간에 읽다가 폐사하는 사람이 적지 않게 나올 것 같아.
일반 교양이라는 관점에서는 Deirdre Nansen McClosky의 Bourgeios Dignity 를 추천하는데, 이게 번역판이 없어서 읽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 맥클로츠키 교수님 책이 했던 이야기 또 하는 경향이 있는데 (심한데) 그래도 <21세기 자본론> 같은 (내가 볼 때는) 완전히 틀린 책 따위에 눈길을 주느니 이걸 읽는게 낫지 않을까 싶음.
일단 국내 웹소설을 하나 읽었으니 다음엔 다른 작품을 읽을 생각이야. 어째 서평 자체보다 타 작품 추천이 길어질 뻔 했군.
전반적으로 '세상에 미친 악인이 하나도 안 나오는' 동화풍 세상이고, 대체역사물에서 자주 나오는 '현대 지식으로 무쌍해주지!' 같은게 안나와서 굉장히 신선한 작품이라 하겠다.
보통 대체역사물 하면 <아서 왕 궁정의 코네티컷 양키> 부터 현대까지 '현대 과학기술 무쌍!' 이 주류인데, 이게 없네? 이것 하나만으로 아주 마음에 들었다.
정말 평범 수준도 못 되는 주인공이 '선의' 하나만으로 어떻게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데 이런 대체역사물이 나올 수 있었다는데 큰 점수를 주고 싶다.
- 그게 되면 세상에 전쟁이 왜 있겠냐 싶긴 한데... 이걸 너무 현실주의적이고 시니컬하게 접근하고 싶진 않아.
작가의 고증 역량은 워낙 잘 알려져 있으니 이건 패스하자. 실존 인물이나 새로운 문명기술의 등장시기는 연도와 배경을 칼같이 맞춰준다.
내가 좀 강조하고 싶은건, 후반부 1차 세계대전에서 전력배치, 무기체계가 바뀌었음에도 말이 되는 듯한 전쟁 전개를 그려내는 부분인데, 상당한 밀덕 내공이 없으면 이걸 이 수준까지 쓰기 힘들다. 작가는 밀덕 역량도 수준급으로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리얼 밀덕이 보면 긁힐 수 있는데, 라이트 오타쿠인 내가 볼 때는 이 정도의 역량만으로도 감탄할 수 있었어. 나름 어느 정도는 지식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설득력 있는 전개여서 놀랐다.
이전에 초반 읽은 후기에서 지적했듯이, 아무리 이게 소설이라고는 해도 산업구조와 경제개발, 그리고 가치사슬에 대한 이해는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이건 읽는 내내 긁혔는데, 후반부로 가면서 (오래) 읽으면서 긁히는 마음이 점차 사라져갔다. 아무래도 세계관에 녹아든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부족한건 부족한거고 잘 쓴건 잘 쓴거니까' 라면서 납득한 것일 수도 있어.
웹소설이 쏟아지는 가운데 대체역사 소설이 한두편 나오는게 아닌데 그 중에 이 정도 수준으로 신선한 전개를 보여준 것 만으로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어.
다른작품 추천:
정보차단, 사보타주, 기술개발 같은걸 얕지만 괜찮게 다룬 작품 중에 <33세 독신 여기사 대장 (만화)> 이 있다. 당연히 빈틈도 많고 긁힐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나름의 논리구조는 꽤 괜찮고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나. 무슨 시모네타 만화에 이딴걸 넣었는지 모르겠는데, 환쟁이질만 하던 사람이 독학으로 여기까지 묘사한거라면 제대로 경제학이나 국제정치학을 공부했다면 내각정보 조사실 관료 정도는 됐을 것 같아...
미시적 경제 에피소드가 취향이라면 <늑대와 향신료>도 괜찮은 선택이기는 한데, 이건 국가단위는 커녕 도시 단위만 가도 논리구조가 애매해지는 경향이 좀 있고, 가치사슬의 복잡도가 극히 제한적이라 긁힐 일은 없지만 읽는 재미는 떨어지지. <고종, 군밤의 왕>은 스케일이 다르니까 아무래도 제대로 묘사하긴 어려웠을거야.
대체역사물이라는 관점에서는 본 작품이 수위급이라 봐도 되겠다. 근데 좀 많이 길다보니... 중간에 읽다가 폐사하는 사람이 적지 않게 나올 것 같아.
일반 교양이라는 관점에서는 Deirdre Nansen McClosky의 Bourgeios Dignity 를 추천하는데, 이게 번역판이 없어서 읽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 맥클로츠키 교수님 책이 했던 이야기 또 하는 경향이 있는데 (심한데) 그래도 <21세기 자본론> 같은 (내가 볼 때는) 완전히 틀린 책 따위에 눈길을 주느니 이걸 읽는게 낫지 않을까 싶음.
일단 국내 웹소설을 하나 읽었으니 다음엔 다른 작품을 읽을 생각이야. 어째 서평 자체보다 타 작품 추천이 길어질 뻔 했군.
추천0 비추천 0

ㅂㅍ님의 댓글
이거 재밋다는 사람이 있어서 봤다가 10화쯤 보다가 하차했다 너무너무너무 내 취향 아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