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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긴 글)느슨한 점심에 긴장감을 주는 사랑니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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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8 연차쓰고싶다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작성일 1시간 전 조회 22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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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다 뽑았지만 나는 사랑니가 네개 있었다

치과에서 사진을 찍어보니 각양각색이었는데

매복 둘, 45도 하나, 90도 하나

그 중 매복도 하나는 제대로 서있고 하나는 30도였나 그랬음

아무튼 치과에 간 날 진짜 뜬금없이 선생님이 말함

뽑자

뭘요?

사랑니

안하면 안돼요?

안된다. 이틀뒤에 와라

(실제로 한 대화)

집에가서 물어보니까 '선생님이 하자면 그냥 해. 그사람 그렇게 한가한 사람 아니다'라고 한소리 들음

이틀뒤에 치과를 갔는데,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마취과정이 참 고통스러움.

정확히는 처음에는 턱에 바늘 찔리는 느낌인데, 이게 겉마취고, 속마취라 해서 제대로 마취를 하는게 있음

겉마취가 잘 들면 속마취가 아프지는 않은데, 문제는 입 안쪽을 바늘로 헤집는 느낌은 그대로란 말임

진짜 말로 형언하기 힘든 그 복잡미묘한 느낌이 드는데, 그와중에 마취가 되게 잘 들어감

어떻게 아냐고?

내가 아으아으아 하는 사이에 '야 마취 잘들어갔다 이기회에 다른곳 충치도 해버리자'하면서 선생님이 좋아하셨거든

아무튼 사랑니 발치를 본격적으로 하던중, 두가지 사건이 일어남

첫번째. 내 사랑니가 잘 안뽑힘

사랑니를 뽑아본 사람은 안다.

아프지 않은거 뿐이지 물리적인 압박감이나 그런건 그대로 전달된다는거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살타는 냄새, 드릴 돌아가는 소리, 이 뽑으려고 손에 힘주는 느낌 등 이런게 다 느껴짐

그런와중에 선생님이 '야 이거 위험하다. 엘리베이터 들고온나'라고 함.

순간 진짜로 머릿속에서 든 생각이 '효성 엘리베이터?'였음

확실히 마취가 잘 된거 같더라

아무튼 그와중에 뭐 들고와서 낑낑대시는데 두번째 사건이 일어남

치과에 처음온 어린이가 치과 무섭다고 고함을 질러댐

애가 올 수도 있고, 무서워서 울 수도 있지.

근데 왜 하필 지금 내 사랑니 뽑는 타이밍에...?

라고 하는 타이밍에 선생님이 간호사 불러서 나지막하게 '꺼지라 해. 지 이빨인데 싫다면 나가야지'라는 상남자 무빙을 보여줌

맨날 깐죽거리기만 하던 이 늙은이가 처음으로 존경스럽게 보임

이렇게 두가지 사건을 겪은 내 작고 소듕한 사랑니는 3조각을 내서 뽑았고,

그날 발치 끝나고 기빨려서 집에와서 바로 잤는데, 그사이에 마취가 풀리고 피섞인 침이 내 배개와 침대를 새빨갛게 물들임

바이바이 내 예쁜 배개야...


두번째 사랑니는 아랫쪽 뽑으니까 6개월 뒤에 위쪽 매복이 잇몸 찢고 나와서 겸사겸사 뽑음. 별다른 썰은 없음

세번째 사랑니는 그 후로 2년뒤의 이야긴데,

수원에서 자취하고 있을 당시에 사랑니쪽에 염증이 생김.

이빨이 썩은건 아니고 잇몸이 부은건가 염증인가 아무튼 그랬다고 함.

앞으로 5달 뒤에 워홀을 가야 하는데, 이대로 가면 일본치과는 더 못할거다. 라는 근거없는 의심이 생기기 시작하면서(진짜 실력 구린지는 모름)

본가로 가자마자 치과 뛰어가서 제발 뽑아달라고 사정함

그래도 15년 단골이라고 나 보더니 달력 보다가 '그럼 내일해'라고 바로 날짜 잡아줌

이번에도 3조각내고 뽑았는데, 이제 마취가 풀리면 아프단 말이지?

근데 이 통증이 아까말한 잇몸염증으로 인한 통증과 완전히 똑같았음

이정도로 똑같다보니 신이 '너 일본가서 개고생하기 싫으면 여기서 단도리하고 가래이'라고 경고차원에서 예행연습 시켜준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는데

이딴 예습 필요없는데스와....

참고로 세번째로 뽑은 이빨이 90도 이빨이었는데도 그냥 해준거 보면 여기 선생님 실력 개쩌는 걸지도 모르겠다.

네번째는 1년 뒤 일본에서 뽑았었는데,

매복사랑니가 아랫니가 없으니까 잇몸을 찢고 나와서 간지러우면서 아픈 뭐 그런 증상이었었는데

너무 아파서 집근처 아무 병원이나 예약하고 들어갔었음.

이 병원은 사랑니 뽑는 수술실이 따로 있더라

진짜 하얀 방에 치과 의자 하나만 덩그러니 있었음

그 고어 영화에 나오는 수술실 같은 느낌이어서 하씨 여긴 17조각 내겠네 하고 별 기대를 안하고 들어감

근데 3초만에 발치끝.

??

일본어로 '자 갑니다'하길래

하씨 하느님! 하면서 눈 질끈 감았는데 뽁 소리 나더니 끝나잇음

사랑니 기념품으로 가져가라고 주길래 가져왔는데 이빨 되게 크더라

아무튼 이렇게 사랑니를 다 뽑고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의사선생님이 뽑자 라고 하면 그냥 하는게 좋다는 거임

그리고 사랑니 뽑고난 직후에 바로 낮잠자지 말 것

한 이틀동안은 스프같은것만 열심히 먹을 것.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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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1

ONEGAME님의 댓글

no_profile 23 ONEGAME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작성일

나도 4개 모두 뽑았는데 난 신이 도우셨군요

연차쓰고싶다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8 연차쓰고싶다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작성일

곱게 뽑혔으면 그게 복이에요. 구복이라고 하잖아요

야구는글로만님의 댓글

no_profile 4 야구는글로만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작성일

글을 잘 쓴다까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소재가 좋고 글맛이 호쾌해서 잼나네요

연차쓰고싶다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8 연차쓰고싶다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작성일

소설이 아니라 남의 다큐라서 재밌는거죠

라비앙블루님의 댓글

no_profile 4 라비앙블루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작성일

하필 사랑니 발치 첫경험이 어마무시해서 그랬나 그다음부터는 수월했네

akcngkq15님의 댓글

no_profile 3 akcngkq15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작성일

사랑니 뽑긴해야하는데

사과망고딸기수박님의 댓글

no_profile 3 사과망고딸기수박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작성일

저도 매복사랑니 대학병원가서 뽑았는데

가민님의 댓글

no_profile 3 가민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작성일

사랑니는 무전건 발치 잘하는집 가서 해야함
의사가 힘이 없으면 ㄹㅇ 개고생함

하리돈님의 댓글

no_profile 4 하리돈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작성일

나는 사랑니 하나 뽑았는데 별거 없던데

hkvrin님의 댓글

no_profile 14 hkvrin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작성일

난 사랑니 기억이 없네..
그냥 있는 건가?

Mizki님의 댓글

no_profile 4 Mizki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작성일

아니 진짜 고루고루 다 있는 특이케이스네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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